5/19/2014

로스팅(Roaster) 머신 이야기

 

형 로스터기부터 가장 현대적인 로스터기까지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로스팅 기술이 발달할수록 로스팅 시간은 점점 짧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스팅 시간의 단축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지만, 품질을 같이 생각해봤을 때 가장 이상적인 로스팅은 어떤 것일까 하는 문제는 쉽게 결론내기 어려워진다. 가장 발달된 형태의 로스터기는 역시 대형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스터기.

세계 최고의 로스터 제작업체 “PROBAT” 과 RFB 방식으로 유명한 “Neotec” 로스터기를 살펴보자.

1. PROBAT ‘NEPTUNE’

clip_image002일반적인 드럼 로스터와 유사한 형태이다. 소규모 매장용과 다른 점은 열원이 드럼을 가열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즉 대류열을 더 많이 사용한다.

물론 품질 유지가 중요한 상업용 로스터이다 보니 소형에 로스터기에 비해 로스팅 할 때 컴퓨터 프로그램의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온도, 습도에 따른 보정값 등)

로스팅 시간은 8~20분 가장 큰 NEPTUNE 3000 은 시간당 3톤 생산이 가능하다.

2. PROBAT ‘SATURN’

clip_image004 커피가 회전하는 반구를 따라 돌고 열풍을 반구의 중심을 향해 불어넣는 방식이다. 드럼 형 로스터에 비해 열효율이 좋아 로스팅 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수 있다. 단점이라면 커피의 모양이 균일하지 않으면 로스팅이 약간 곤란하다는 점이다. ‘네슬레’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로스팅 시간은 5~15분, 가장 큰 SATURN 4000은 시간당 4톤 생산이 가능하다.

 

3. PROBAT JUPITER

clip_image006Gothot 사의 Rapido Nova 로 잘 알려진 모델이다. Probat 이 Gothot 을 인수하고 나서 약간 개량했다고 한다.

챔버 내의 커피를 교반기가 회전하면서 공중에 띄워주고 회전하는 방향으로 열풍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Probat 로스터 중에서 대류열 사용 비중이 가장 높다.

로스팅 시간은 5.5~18분이며 가장 큰 JUPITER 5000 은 시간당 5톤 생산이 가능하다.

 

4. clip_image008Nehaus Neotec RFB

독특한 설계와 효율성을 인정받고 있는 RFB 방식이다. 강한 열풍을 챔버에 불어넣어 커피를 공중에 띄우는 방식이다. 커피는 거의 100% 에 가깝게 대류로 열을 전달받게 된다.

로스팅 시간은 1.5~15분 이며 배치 사이즈는 15~400KG 이다. 그만큼 로스터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

Neotec 에서는 보다 작은 배치의 RG 시리즈, 랩이나 소규모 매장용 로스터도 제작하고 있다.

여러 가지 형태의 로스터가 있지만 열 공급은 강제 대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Neotec 측에서는 제품의 강점으로 로스팅 챔버 내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배제해 최대의 효율을 달성했다는 것을 든다. 실제로 열효율이 타사에 비해 매우 뛰어나며, 어떤 커피로 적은 양을 볶아도 크게 무리가 없다.

PROBAT 측에서는 제품의 강점을 커피를 교반하는 방식이 기계적이라는 것을 든다. 그만큼 열원의 컨트롤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고, 전도열의 전달에서 오는 맛 특징을 나타낼 수 있다. (보다 고온에서의 화학반응)

과연 어떤 것이 정답일까 고민하기보다 취향을 고려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몇 가지 열전달 방식을 비교해봤을 때 뜨겁게 만든 공기의 강제대류 방식이 전달 면적이 넓고, 실온 공기에 의한 열차단도 빠르게 제거할 수 있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생산성이 중요시되는 공장형 로스터기 들은 대부분 열풍을 사용해서 로스팅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열풍으로 빠르게 볶은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할 순 없지만 천천히 볶여진 커피에 비해 다음과 같은 장점(?) 들을 가지고 있다.

1. 콩의 부피가 크다

2. 수율이 높다

3. 에너지 소비가 적다

4. 무게 손실이 적다

하지만 커피를 마실 때의 평가 기준은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야 하므로 몇 가지 더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먼저 수율을 생각해보자. 수율이 높은 커피와 낮은 커피를 상상해보면, 높은 쪽이 좋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린 커피와 로스티드 커피를 비교해 봤을 때, 볶지 않은 커피의 수율이 더 높다. 하지만 생두를 짜내서 먹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로스터기에 따라 5분 이내에 몇 백 키로의 커피를 볶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로스터도 있지만, 상식적인 커피 결과물을 기대한다면 약간 더 긴 시간 동안 로스팅 하는 것이 좋다. 로스팅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지게 되면, 성분변화가 일어날 시간이 부족해서 때때로 밋밋한 맛의 커피 그리고, 신맛이 굉장히 강한 커피가 된다. (이런 결과물은 열량 공급이 부족한 상태로 로스팅 시간이 길어져도 나타난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로스터기는 드럼형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반열풍 방식이라고 많이 불리고 있다. 각 로스터기의 장단점이 있지만 그린 커피의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어떤 로스터를 사용해도 괜찮은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풍식 대형 로스터기를 사용하는 공장들도 스페셜티 커피를 볶을 때는 비교적 로스팅 시간을 길게 잡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슈퍼카를 타고 다닌다고 매번 제로백 시간을 재볼 수는 없는 것처럼, 빠른 로스팅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커피에서는 ‘적당함’ 이 중요한 것 같다.”

Coffee Exchange Lab